예배는 원칙론과 현실론을 고려해야

특별한 경우 가정에서도 예배드릴 수 있어

이성희 | 입력 : 2020/03/14 [23:04]

 

 

 

2019년 12월 한해를 들뜬 마음으로 닫으며 새해를 부푼 마음으로 맞이할 즈음, 중국 우한에서 난데없는 공포가 밀려왔다. ‘우한 폐렴’이란 신종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우한, 후베이성을 비롯한 중국 전역으로 확산된 것이다. 그 때가지만 하더라도 한국은 우려할 만한 괴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새해 들어 중국에서 입국한 이들을 통하여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고, 대구 신천지 장막성전과 경산대남병원이 대형 확산의 발원지가 되므로 급기야 외출 자제, 집단 회의 연기 등으로 번지고 교회의 모임과 주일예배까지 폐지 혹은 화상으로 대치하게 되어 교회적 재난으로 확산되게 되었다.


2003년의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2004년의 ‘에볼라 출혈열’, 2015년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에 이어 2019년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까지 21세기는 인류에 대한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갈수록 독해지고, 번식률이 신속하고, 변형이 빠른 전염병은 지구촌을 공포 속에 몰아넣고 있으며 앞으로 이보다 더 무서운 괴질이 지구를 덮칠 것이라는 예측이 있으며, ‘코로나19’를 14세기 유럽에서 창궐하여 2억 명을 죽음으로 몰았던 흑사병에 비견하기도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전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슈퍼 박테리아’나 ‘슈퍼 바이러스’가 출현하는 인류를 병들게 하는 까닭은 지구를 중병에 들게 한 인류가 과학적 지식을 뽐내다가 스스로가 자초한 인재라는 사실이다.


교회가 급기야 서둘러 문을 닫았다. 대구 신천지 장막성전이 ‘코로나19’의 발원지가 되었다는 세인의 소리에 교회는 박수를 칠 수도, 방관할 수도 없이 확진자가 있는 교회는 말할 것도 없고, 그렇지 않은 교회도 예방 차원에서 문을 닫았다. 어느 시대나 교회는 사회에 대하여 문을 활짝 열어야 하고, 순교의 위협 속에서도 문을 닫지 않았던 교회가 문을 닫아야 하는 아픈 현실을 직면하게 된 것이다.

 

열린 교회를 자처하던 한국교회가 죽음을 무릅쓰고 지하 동굴에서 예배하던 카타콤의 성도들을 찬양하던 우리의 신앙을 무색하게 만드는 지경이 되었다. 대중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그 소리에 맞추어 교인들에게 교회가 폐쇄되었으니 가정에서 모바일 화상으로 예배를 드리라고 권해야 하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20세기 말의 세기말적 현상 가운데는 교회 쇠퇴, 예배 인원의 감소, 명목상 그리스도인의 양산을 부추기는 현상들이 쏟아졌다. 예배보다 더 재미있는 예배를 대치할 ‘기능적 대행물’(functional Alternatives)이 출현하고, 여가문화가 발달하여 ‘이동성’(mobility)이 발달하고,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성’(disposability)이 발달하고, 소유개념보다 ‘대여개념’이 발달한다는 것이다. 이런 복합적 발달로 말미암아 내 교회라는 소유개념보다 편의에 따라 아무 교회에 가게 되고, 결과적으로 이름만 가지고 있고 교회에 가지 않는 명목상 그리스도인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최근에 ‘가나안 교인’이라고 부르고 있다.


21세기 목전에서 급격하게 진보된 소통의 방식은 교회에도 혁신적 변화를 가져왔다. 청각에 의존하던 소통이 시청각으로 진보한 것이다. ‘멀티미디어’와 ‘가상현실’이 우리 주변에 있는 교회의 이야기가 되므로 교회도 지난 20여 년 동안 획기적인 전환을 맛보게 된 것이다.

 

이런 소통의 진보로 교회마다 영상과 음향이 예배의 보조 시스템에서 주된 시스템이 되고, 성경과 찬송가 없이 빈손으로 예배에 참석하게 되며, 나아가서 집에서 영상 예배를 드리고, 온라인으로 헌금을 송금하는 예배의 변이가 생기게 된 것이다. 이런 예배의 변이는 예배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헌금을 송금하라는 유도책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예배는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헌금을 송금한 교인에게는 죄책감을 상쇄하는 면죄부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주일 예배와 새벽기도회, 수요기도회 등 교회의 집회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교회는 원칙론과 현실론 사이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한국교회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초유의 패닉상태에 빠진 것 같다.

 

한국교회가 전쟁 중에도 예배를 멈춘 적이 없고 예배를 멈추는 것은 가장 큰 죄악이라는 원칙론이 옳다. 그리고 집단이 회집된 예배에서 찬송하고 기도하므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온상이 되는 예배를 일시 멈추어야 한다는 현실론도 옳다. 그러기에 각 교회의 결정은 원칙론과 현실론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우선 교회는 원칙론을 고수해야 한다. 예배는 그리스도인의 신앙행위의 가장 중요한 것이며,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목적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은 우리의 구원의 모형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하게 하신 것은 제사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사흘 길을 광야로 가서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라고 하셨고(출 3:18), 모세는 바로에게 사흘 길을 광야로 가서 여호와께 희생을 드리게 백성들을 보내라고 하였다(출 8:27). 출애굽의 목적은 여호와께 제사였고, 예배의 목적은 하나님께 예배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에게 예배란 그리스도의 목숨으로 얻은 구원의 목적이며, 그리스도인들은 예배를 목숨과 바꿀 만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아무리 제사를 기뻐하셔도 홍해를 건너자마자 제사부터 드리라고 하지 않으시고 사흘 길을 가서 여호와의 산에서 제사를 드리라고 하셨다. 정성을 더하지 않은 아무데서나 아무렇게나 드리는 예배를 하나님은 절대 받지 않으신다.


그리고 교회는 현실론을 고려해야 한다. 원칙론을 배제한 현실론은 허구에 불과하며 배격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인간에게 질병이라는 고통과 심지어 죽음이라는 종말을 가져올 수 있는 위기상황이므로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이 생명을 담보로 하나님께 예배해야 할 상황이 분명히 있다. 예를 들면 이교도로부터 신앙고백이나 예배 거부를 강압 당하였을 때는 생명을 바쳐서라도 신앙을 고백하고 예배를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생명을 바치면서 예배를 해야 할 순교적 상황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오히려 예배로 말미암아 더 많은 사람에게 질병이 전염되며 고통 속에 빠지게 하는 것은 결코 교회의 본질적 사명으로서 예배도 아니며, 인간의 질병과 고통을 안타까워하시는 하나님의 마음도 아니다.


현실론을 고려하며 주일 예배가 모바일을 통한 가정 혹은 직장에서의 예배로 일시적인 원칙론을 벗어난 비정상적인 예배를 드리게 된다고 하더라도 예배자는 분명한 몇 가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우선 이러한 비정상적인 예배는 현재의 위기상황이 빚어낸 아주 특별한 경우라는 사실이다. 특별한 경우란 절대 보편적 가치가 아니며, 특별한 경우가 일반적 경우가 되어 오래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는 예배당은 예배를 위한 장소인데 예배당을 잊지 않는 가정과 직장이 되어야 한다.

 

모세에게 성막을 건축하게 하신 하나님은 성막이 하나님과의 만남의 장소이며, 말씀하시는 곳이라고 하셨다(출 25:22). 예배당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나시는 장소이며, 말씀으로 명령하시는 곳이다. 예배는 하나님과의 참 만남이 있어야 하므로 일시적인 예배의 장소가 다른 곳이라도 하나님과의 만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셋째는 예배는 하나님과의 만남, 성도 상호간의 교제가 있어야 한다.

 

성도의 교제란 사도신경에서 “거룩한 공교회와 성도의 교제와”라고 고백할 만큼 중요한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그러므로 평시의 예배는 위에서 말한 대로 예배하는 장소가 분명해야 하며, 그 예배장소에서 성도의 교제가 있어야 참 예배인 것이다. 예배당에서 예배를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성도의 교제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는 부득이한 경우의 예배당 밖의 일상의 예배로 습관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장기 환자가 가정이나 병실에서 예배를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성도가 같은 예배를 드린다면 영적 환자의 예배가 된다. 앞으로 개인적 업무나 기후 등으로 예배당 밖의 예배가 상식이 되지 않도록 특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내일은 비가 많이 오니 집에서 화상으로 예배드립니다”라는 말이 나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아무쪼록 ‘코로나19’가 속히 진정이 되고 예배당에서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날이 속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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